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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한가위 구하러 온 ‘기적’의 온기[개봉작 리뷰]

2021-09-15 06:16:50

[뉴스엔 김노을 기자]

예전처럼 풍성한 한가위는 아직
어려울지라도, 지금 이 시기 꼭 필요한 온기를 불어넣는 '기적' 같은 영화가 찾아왔다.

9월 15일 개봉하는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은 198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인 경북 봉화의 양원역을 모티브로 온기 가득한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다.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 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다.

준경이 사는 마을의 주민들은 기차가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도 기찻길에 의지해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만 하고, 그럴 때마다 위험한 상황을 맞닥뜨리기 일쑤다. 빈번한 사고를 봐온 준경은 청와대를 향해 간이역을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54번이나 보냈다. 꼭 필요한 것을 꼭 필요한 곳에 두어야 한다고 믿는 듯한 그 일념 자체가 영화를 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실화에 기반한 탄탄한 서서와 몽글몽글한 감성은 근본적인 강점이다. 여기에 소소하지만 확실한 유머, 함께 웃고 공감하게 되는 대사는 '기적'에 다채로운 결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오로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기꺼이 기찻길 인도자 역할을 맡은 준경의 순수한 진심과 향후 펼쳐지는 뭉클한 판타지는 가족 영화는 뻔하다는 편견을 보란듯이 깨부순다.


연기하는 배우들은 물론 캐릭터 앙상블도 찰지다. 순수한 사춘기 소년이자 수학 천재 준경, 스스로를 '뮤즈'라 칭하는 대담한 라희(윤아 분), 전면에 나서는 인물은 아니지만 등장마다 사람을 마법처럼 홀리는 보경(이수경 분) 등 저마다 캐릭터 색깔이 또렷해 극적인 사건이나 억지 갈등 없이도 몰입감을 높인다. 자신의 천재성을 외면하면서까지 마을에 남아야 하는 이유를 가진 준경과 아버지 태윤(이성민 분), 누나 보경만이 지닌 가슴 아픈 사연은 배우들의 호연으로 완성돼 보는 이의 가슴을 쿵쿵 친다.

뻔한 신파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눈물 쏙 빼지만 지나친 신파는 경계해 거부감이 없다. 억지로 관객을 울리지 않으려는 미덕을 갖춘 '기적'은 서로를 아끼는 이들이 기어코 간이역을 만들어 내고야 마는 기적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터무니 없는 꿈일지라도 뭉클한 기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러닝타임 117분, 12세 관람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김노을 wi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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