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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억의 여자, 막장이라 욕하기엔 배우들 너무 고급지다[TV와치]

2020-01-16 12:29:15

[뉴스엔 최유진 기자]

막장이라고만 단정 짓기에 이
드라마는 배우들 연기력이 너무 고급스럽다. KBS 2TV 수목 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 유관모)는 조여정 김강우 정웅인 등 몰입감을 선사하는 배우들을 앞세워 사람을 변화시키는 돈의 위력에 대해 비판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좋은 배우들과 메시지까지 명확한 이 고급진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들은 어쩐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고급진 드라마가 소외감을 자아내는 이유는 이야기 전개가 스킵 버튼을 누른 듯 중요한 부분도 자체적으로 뛰어넘기 때문이다. 1월15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99억의 여자' 25, 26회에서 윤희주(오나라 분)에 복수하겠다던 레온(임태경 분)이 정서연(조여정 분)과 동맹을 맺나 싶었더니 뜬금없이 100억 원이라는 자산 운영금을 그녀 손에 넘겨줬다. 정서연을 이용해 윤희주에 굴욕감을 선사하겠다는 요량이다.

레온의 포부와 달리 투자 지식이 전혀 없는 정서연은 투자 전문가인 그의 말은 무시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고집을 부렸다. 뜻대로 호락호락하게 흘러가지 않나 싶더니만 "행운과 악운은 동전의 양면"이라던 그의 말처럼 정서연의 고집 덕분에 레온은 윤희주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낼 수 있었다.

이렇듯 극은 어딘가 중요한 부분을 지나쳐 운에 의존하는 것처럼 정돈되지 않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해당 회차를 곱씹고 나서야 인물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얼핏 이해할 수 있다. 그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조여정 오나라의 연기가 시청자의 바짓가랑이를 잡아 간신히 얻어낸 기회다.


시청자는 밖에 있을 뿐 드라마 속 세상을 알 수 없지만 극중 인물들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 사고가 어떤 고난인지 역시 설명 없이 지나간다. 드라마 속 인물들만 아는 세상에 대한 얘기를 각주도 없이 늘어놓으니 방송을 보는 입장에선 소외된듯 한 불편함까지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력은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 KBS 2TV 드라마 '99억의 여자'에서 가장 개연성 없는 인물인 홍준표(정웅인 분) 역시 매 회 드라마에서 맥락없이 존재감을 발휘한다. 목욕가운 속에 어떻게 숨겼는지 모를 나이프 하나를 들고 땅에 꼭꼭 묻혀있던 홍준표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이번에도 살아 돌아왔다. 이후 할 수 있는 것도 딱히 없지만 굳이 레온을 불러내 요란한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슨 일인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흙 속에서 좀비처럼 살아나오는 섬뜩한 홍준표 모습에 그를 연기하는 배우 정웅인 등장 신이 맥락없이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그릴 것이 너무 많은데 하얀 종이가 너무 작다. KBS 2TV 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전달하고픈 얘기가 너무 많아 횡설수설하는 통에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에도 스토리텔링에도 전혀 공감을 자아내지 못하니 보는 이는 소외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막장 드라마라고 단정 짓기엔 배우들의 연기력이 우아하다.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한숨짓게 하지만 이같은 열악함 속에서도 열일해준 배우들에겐 박수가 필요할 듯 싶다. (사진=KBS 2TV 드라마 '99억의 여자' 캡처)

뉴스엔 최유진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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