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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부터 이동국 이창민 ‘산책 세리머니’ 일본의 트라우마로

2017-12-19 06:00:01

[뉴스엔 김재민 기자]

일본이 무너지는 날에는 언제나 '산책'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난 2010년 5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한일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2-0으로 승리해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에 재를 뿌렸다. 선봉에는 박지성이 있었다. 상대 진영에서 압박으로 볼을 끊은 박지성은 단독 돌파 후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은 관중석을 바라보며 경기장을 산책하듯 돌았다. 선수단 입장부터 야유를 퍼붓던 사이타마의 '울트라 닛뽄'(일본 서포터즈)는 잠잠해졌다. 특별한 포즈도, 말도 없었지만 박지성의 '사이타마 산책'은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세리머니가 됐다.

이후 국가대표팀이 일본 안방에서 치른 한일전은 단 한 번이었다. 2011년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사이타마 산책 이후 한일전에서 5경기 연속 무승이었다. 국가대표팀에서 일본 산책이 나오기 까지는 무려 7년 7개월이 걸렸다.

물론 그 사이에도 산책 세리머니가 없진 않았다. 지난 2013년에는 이동국이 후배 박지성이 돌았던 사이타마를 거닐었다. 전북 현대와 우라와 레즈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1-1 동점이던 후반 19분 헤더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우라와 레즈 서포터즈가 역전골에 조용해 졌다. 이동국은 그들 앞으로 가 여유롭게 산책을 즐겼다. 이날 우라와 레즈 응원단의 추태는 참고 넘어가기 어려웠다. 욱일승천기가 곳곳에서 보였고 전북 원정 응원단에 욕설을 퍼붓고 물병을 던지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이 벌어졌다. 그런 우라와 레즈 응원단 앞에서 전북의 레전드이자 K리그의 간판스타 이동국이 보여준 산책은 더 통쾌한 맛이 있었다.

2017년 초에도 일본에서 산책을 한 선수가 있었다. 마침 삼일절이었다. 지난 3월 1일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감바 오사카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이창민이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창민은 곧바로 감바 오사카 서포터석 부근으로 가 산책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창민의 도발에 일본 팬의 야유가 쏟아졌다. 이창민은 그 모습이 더 짜릿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무려 7년 7개월간 이어진 한일전 무승 기록을 깬 12월 16일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도 산책 세리머니가 '대세'였다. 전반 23분 환상적인 무회전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든 정우영이 광고판을 뛰어넘었고 유유히 아지노모토를 돌아봤다. 후반전 염기훈의 프리킥 골 이후에는 선수들이 모여 단체로 아지노모토를 산책했다.

2010년 박지성이 일본 사이타마에서 내딛은 그 발자국은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 한국 축구의 자부심이 돼 선수, 팬들의 마음에 깊게 뿌리내렸다. 일본 축구 입장에서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이제는 한국 축구가 일본을 격파하는 순간에는 여지없이 박지성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산책을 원하게 됐다. 이렇게 박지성의 산책은 한국 축구의 전설이 됐고 일본의 트라우마가 되어 간다.(자료사진=한국 대표팀, 이동국, 이창민 골 세리머니)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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